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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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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 수리과학연구소 방문
저자 최건호 지역 오스트리아
시작일 1997-07-06 종료일 1997-08-07
첨부파일


어빈 슈뢰딩거 수학 및 물리학 연구소(Erwin Schrodinger Institute)를 다녀와서


한국과학기술원 수학과 최 건호

1997년 7월 6일부터 8월 7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인 볼츠만가세에 자리잡고 있는 어빈 슈뢰딩거 수학 및 물리학 연구소를 방문하였다. 1993년경에 설립된 연구소로서 오스트리아가 순수과학 분야에서 누리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하여 세운 기관으로서 비인 대학의 수학과, 물리학과 건물들에 인접하여 있으며 길 건너에는 오스트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도 위치하고 있다. 이론물리학과 수학 분야가 교대로 일년씩 연구 주제를 정하여 전세계로부터 장기 및 단기 방문연구자들을 불러 모아 서로간의 학문적 교류를 꾀하는 것이 목적이다. 금년(1997년)은 수학 분야의 해로서 역학계 이론과 관련된 사람들이 일년동안 줄잡아 일백명 이상 방문하는 것 같다. 동유럽의 학자들에게는 충분한 체재비를 지급하여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현 연구소장은 클라우스 슈미트(Klaus Schmidt)로서 대수적 역학계의 권위자인데 오스트리아 비인 대학 출신으로 영국에 머물다가 수년 전에야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오랫동안의 영국에서의 생활로 전형적인 영국신사의 풍모를 보이는 분으로서 어빈 슈뢰딩거 연구소가 국제적인 연구소의 역할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경력이 아닌가하고 여겨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스트리아는 중립국으로서 외교적인 면에서 뛰어난 역할을 하여 왔고 그 국민들도 대인 관계면에서 세련된 것 같다.

연구소의 건물은 수백년 된 수도원의 맨 위층(삼층 또는 관점에 따라 사층)을 연간 일억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세를 든 것이므로 전면적인 보수를 할 수 없어서 유명한 실내장식가의 설계로 약간의 개조를 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편리하고 아름답다. 다만 아쉬운 설계상의 문제점은 연구실들 사이의 벽이 아래는 나무판 천장 쪽은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방음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인 시내에는 전차, 지하철, 버스 등의 대중 교통수단이 잘 운용되고 있어서 편리하며 유럽의 다른 도시로도 철도가 사통오달하고 있다. 교통수단의 요금은 한국에 비하면 비싸다.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시절의 역사적인 유물과 전통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매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함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불편하였다. 음식점 등에서도 차림표에 독일어로만 씌어져 있으므로 앞으로 비인을 방문하실 분은 독일어를 어느 정도 숙지하셔야 지내시기에 불편이 없다.

어빈 슈뢰딩거 수학 및 물리학 연구소의 경우에는 예외지만 대체로 오스트리아는 국가적으로 과학발전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 않은데 그 이유로는 연초에 미국 응용수학회보에 실린 기사를 참고하면 첫째 교육열이 떨어지고 둘째 정부의 의지가 없으며 셋째 대기업이 없어서 산업인력의 수요가 적다는 것이다. 슈미트 연구소장의 말에 의하면 최근 개선되는 기미가 보이지만 다른 선진국 수준의 과학기술 부문 투자비율을 따라가자면 멀었다는 것이다.

비인에서 삼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잘츠부르크 대학의 수학과를 방문하기도 하였는데 십년 정도 건물로서 매우 아름답게 설계되었고 건물 내부도 세련되게 치장되어 있었다. 초청한 교수의 말에 의하면 수입의 약 사십 퍼센트 정도를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생활에 여유가 없다고 하였다. 칠월은 방학기간이라서 학과에는 교수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본인이 방문하고 있는 교수가 지도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은 영어를 매우 잘 하였다. 이들의 얼굴은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사진을 보아 잘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들의 지도교수와는 작년에 캐나다에서 처음 만났었는데 잘츠부르크가 모교인 분으로서 균등적인 난수발생기의 효율성에 관한 토론을 하였다.

필자는 칠월 이십일 일에 어빈 슈뢰딩거 연구소에서 엔트로피를 이용한 난수발생기의 효율성에 관한 연구 발표를 하였는데 이것은 최초회귀시간의 개념에 의한 판정 방법이다.

우연한 기회에 비인 소재 경제 및 경영 대학교(대학 이름이 원래 이렇다)를 방문하였는데 이 대학 안에 생물학과도 있고 하여 좀 어리둥절하였다. 비인 대학 수학과 출신 응용통계학 담당 교수 두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분포를 갖는 난수 발생기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었다.

연구소에서 만난 외국의 수학자들의 국적은 미국, 일본, 폴란드, 우크라이나, 영국, 핀란드, 이스라엘 등이었으며 연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개인적인 연구를 계속하거나 사적인 학술교류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발표된 연구결과들은 에르고딕 이론, 위상적 역학, 매듭이론과 역학이론과의 관계, 작용소이론과 엔트로피 개념 등의 분야였다.